오케스트라의 숨은 권력자: 악장과 단원의 서열과 연봉 차이의 비밀

클래식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모든 관객의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검은 의상을 입은 단원들이 모두 착석해 있는 무대로 한 연주자가 당당하게 걸어 들어와 관객에게 인사를 하고 조율을 지휘하는 장면입니다. 바로 오케스트라의 최고 책임자인 ‘악장(Concertmaster)’입니다.

이어 지휘자가 무대에 오르면 가장 먼저 이 악장과 악수를 나눕니다. 겉보기에는 다 같은 오케스트라 단원 같지만, 이 무대 위에는 대기업 못지않은 엄격한 ‘서열 구조’와 상상을 초월하는 ‘몸값(연봉)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오케스트라 내부를 움직이는 거대한 권력과 서열의 세계를 파헤쳐 봅니다.

1. 무대 위 2인자, ‘악장(Concertmaster)’의 절대적인 권력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가 왕이라면, 악장은 총리에 비유됩니다. 악장은 보통 지휘자와 가장 가까운 제1바이올린의 맨 앞줄 바깥쪽에 앉습니다.

지휘자와 단원을 잇는 통역사

악장은 단순히 연주를 잘하는 수석 연주자가 아닙니다. 지휘자의 추상적인 몸짓과 요구를 알아채고, 이를 단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음악적 신호로 바꾸어 전달하는 무대 위 사령관입니다. 만약 연주 도중 지휘자가 박자를 놓치거나 실수를 하더라도, 단원들은 지휘자가 아닌 악장의 활과 몸짓을 보며 연주를 무사히 마칩니다. 무대 위 실질적인 연주의 통제권은 악장에게 있는 셈입니다.

보잉(Bowing)의 결정권자

현악기 연주자들이 일사불란하게 활을 위아래로 맞추어 움직이는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이 활의 방향(보잉)을 최종 결정하는 사람이 바로 악장입니다. 악장이 곡의 해석에 맞춰 “이 대목에서는 활을 내리자”라고 결정하면, 그 오케스트라의 모든 현악 단원은 무조건 그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2. 오케스트라 내부의 엄격한 서열: 악장 – 수석 – 부수석 – 단원

오케스트라는 철저한 ‘오디션’ 점수와 경력에 의해 자리가 배치되는 철저한 서열 사회입니다.

  • 악장 (Concertmaster): 오케스트라 전체 단원의 대표이자 현악기 군의 총책임자입니다. 지휘자와 독대하여 음악을 논할 수 있는 유일한 단원입니다.
  • 수석 (Principal): 각 악기 파트(첼로 수석, 플루트 수석 등)의 팀장입니다. 자기 파트의 연주 방향을 결정하고, 곡 중간에 나오는 중요한 솔로(Solo) 연주를 전담합니다.
  • 부수석 (Associate Principal): 수석 바로 옆에 앉아 수석을 보좌하며, 수석이 부재 시 팀을 이끄는 부팀장 역할입니다.
  • 투티 (Tutti, 일반 단원): 수석들의 지휘 아래 완벽한 하모니를 받쳐주는 정단원들입니다. 앞줄에서 뒷줄로 갈수록 보통 서열과 연차가 낮아집니다.

3. 대기업 임원 부럽지 않은 ‘연봉과 몸값’의 차이

이 서열에 따른 대우와 연봉의 차이는 대중의 상상 이상으로 큽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모두 똑같은 월급을 받을 것 같지만, 악장과 일반 단원의 몸값은 천차만별입니다.

세계 최고 교향악단들의 상상 초월 연봉

미국의 메이저 오케스트라(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 등)의 경우, 정단원(Tutti)의 초임 연봉도 약 1억 원에서 1억 5천만 원 선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악장의 연봉은 어떨까요? 놀랍게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악장들은 일반 단원 연봉의 3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을 받습니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 심포니나 보스턴 심포니의 악장들의 연봉은 최고 5억 원에서 6억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웬만한 스타 지휘자 못지않은 파격적인 대우입니다.

특별 대우와 솔로 활동의 자유

연봉뿐만 아니라 악장에게는 다양한 특권이 주어집니다. 연주회 때 혼자 무대에 따로 입장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인사를 하는 특권은 물론, 개별 협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우선 제공됩니다. 오케스트라 측에서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명기(스트라디바리우스 등)를 대여해 줄 때도 가장 먼저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결론: 완벽한 하모니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질서

오케스트라 무대 위 연주자들이 보여주는 일사불란함과 완벽한 호흡은, 단순히 연습량이 많아서만은 아닙니다. 그 안을 지탱하는 엄격한 서열 구조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책임, 그리고 그에 걸맞은 철저한 프로페셔널한 보상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다음번에 클래식 공연에 가신다면, 지휘자가 무대에 오르기 전 당당하게 걸어 나와 악단을 지휘하는 악장의 카리스마와, 그 옆에서 묵묵히 부드러운 소리로 뒤를 받치는 단원들의 보이지 않는 호흡을 관찰해 보세요. 무대 위가 하나의 거대하고 치열한 거대한 조직 사회로 보이며 훨씬 더 흥미진진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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